집에 가지가 꽤 많이 들어와서 이번에 스테이크 구울때 같이 구워봤습니다.
홈플러스에서 부채살을 2kg가까이 주문했기 때문에 고기는 실컷 구울 수 있었고 첫날 구울때는 먼저 가지를 길게 잘라서 구웠는데 가지가 덜 익을까봐 흐물흐물해질때까지 구웠더니 식감이 너무 별로더군요.
두번째 스테이크 구울때는 너무 오래 굽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가지 껍질이 바닥으로 가게끔 해서 구웠습니다.
기름에 자글자글 튀기듯이 굽다가 이후 뒤집어서 안쪽을 좀 익혀주고 그 다음에 바로 먹었는데 약간 덜 구웠더니 식감이 흐물흐물하지 않고 아주 좋았지만 이번에도 좀 과하게 익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번째 스테이크 구울때는 가지를 길게 반으로 자른 후 일단 껍질이 바닥으로 가도록 해서 굽고 그 다음에 뒤집어서 아주 살짝만 굽고 바로 건져서 먹었습니다.
껍질이 바닥으로 가게끔 구우면 가지가 금방 물러지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먼저 구웠고 이후 뒤집어서 가지 속은 아주 살짝만 굽고 건졌더니 드디어 가지 식감이 잘 살아있는 가니쉬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한 3번 구우니까 대충 알겠더군요.
이 정도면 익었을까 싶을때 바로 꺼내야지 좀 익혀야된다는 생각을 하고있으면 가지가 금방 흐물흐물해집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원래 가지를 흐물흐물하게 해서 반찬으로 많이 먹었기 때문에 그 식감이 익숙하긴 하지만 가지는 살짝 익혀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을때 먹는 게 더 맛있습니다.
너무 과하게 익은 가지는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가지요리는 맨날 가지볶음으로만 먹고 그 외엔 거의 먹은 일이 없었는데 제주도에서 한 술집을 갔더니 가지만두라는 메뉴가 있어서 그걸 처음 시켜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게 지금으로부터 한 10년도 더 된 일인데 오오야마라고 제주시청쪽에 있는 이자까야에서 처음 가지만두를 먹고서는 육즙과 채즙의 절묘한 조화에 가지를 이렇게도 해먹을 수 있구나 꽤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가지가 흐물흐물하지도 않고 고기도 많이 들어있어서 너무 맛있었는데 마치 샌드위치처럼 고기 앞뒤로 가지를 붙여서 튀긴 요리였던게 지금도 기억납니다.
그때 가지를 맛있게 먹고 가지는 반찬으로만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튀겨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재료라는 걸 알았는데 그후 코스트코를 다니게 되면서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를 자주 구워먹으며 이것저것 다른 야채들을 같이 굽다가 가지나 애호박 같은 것들도 하나씩 굽기 시작했습니다.
스테이크할때 자주 구워먹었던 건 버섯이었고 그 뒤로 방울토마토나 피망 같은 것도 같이 굽고 삶은 감자나 아스파라거스, 그린빈 같은 것들도 많이 구워먹었습니다.
스테이크만 먹으면 뭔가 계속 배가 고픈데 삶은 감자를 같이 구워서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서 그런지 아니면 탄수화물이 들어가서 그런지 나름 배도 차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코스트코에 한창 다닐땐 진짜 미국산 부채살이나 척아이롤 엄청 사다가 먹었는데 지금은 코스트코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오는 바람에 미국산 소고기는 가끔 홈플러스에서 할인할때나 주문해서 먹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 1.8kg주문한 것도 오늘 다 구워먹었는데 조만간 또 행사를 하면 사놓고 맛있게 구워먹어야겠습니다.